내가 뽑은 후보가 더 많이 득표 했는데 당선자는 다른 사람?

2020. 9. 25. 11:29Ray 수학

 

민주주의란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적 장치이다.

그리고 권력이양방법으로 우리는 투표를 한다.

선거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선거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직접 민주주의를 시행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가 다양한 이유로 대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대의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대신 전해줄 의원을 뽑아야하는데 우리가 하는 선거는 과연 합리적인 과정일까? 영상이 끝난 후 어떤 선거 체계가 가장 합리적일지 선택해보길 바란다.

 

 

 

다수결 방식

 

우리나라는 후보 중 가장 표를 많이 받은 1위 후보가 당선되는 시스템이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선거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국회의원, 반장 선거까지

'다수결'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선거제도는 과연 합리적일까?

 

여기 A,B,C 세 후보가 있고 이 세명의 후보들에게

유권자가 투표를 한다고 하자.

그리고 이 세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투표를해서

다음과 같은 선호도 결과가 나왔다고 하자.

 

이러한 방식은 우리가 하는 일반적인 투표와는 다른데

사회결정이론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얻어내기위해

각 후보들의 선호도에 따라 순위를 매겨본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다수결 방식이라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제일 선호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므로

1순위만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1순위를 제일 많이 받은 후보는

A가 40표,

B가 35표,

C가 30표 이므로

A후보가 당선된다.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는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가?

 

A는 가장 많은 선호표를 받기도 했지만

가장 많은 3순위 표를 받기도 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하는 다수결 투표는

오히려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당선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이러한 다수결 선거는 표의 분산에 매우 약하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들어보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앞서고 있었지만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랠프 네이더가 출마하면서

지지가가 겹치는 고어의 표를 갉아먹고. 어부지리로 부시가 당선되었다.

당신은 이러한 결과에 만족하는가?

 

 

 

 

결선투표 방식

 

결선투표제는 득표수 순으로 상위 후보 몇 명만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여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보통 결선 투표는 2명의 후보로 진행하는데

이러한 결선투표제에서의 당선된 당선자는

전체 투표자의 절대다수(과반)로부터 지지를 얻었기에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투표했을 때 앞의 선거의 결과는 바뀌게 될까?

아까의 표를 다시 가져오자.

첫번째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는

A 40표

B 35표 이다.

그렇다면 A와 B만 뽑아서 둘 중 어떤 후보가 더 많은 표를 받았는지 보자.

A후보를 B후보보다 더 선호하는 유권자는 10+30+5 =45명이고

B후보를 A후보보다 더 선호하는 유권자는 5+30+25=60명이다.

그러므로 결선 투표에서의 승자는 B후보이다.

 

프랑스에서도 1958년 이후 9번의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3번이나 순위가 바뀌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선거를 하면

우리는 정말 원하는 이상적인 당선 자를 뽑을 수 있을까?

여기서 하나의 의문점이 든다.

정말 B후보가 다수의 유권자가 선호하는 이상적인 당선자일까?

 

 

 

 

보르다 방식

 

프랑스의 수학자 장 샤를 드 보르다 Jean-Charles de Borda는

1781년에 '투표를 통한 선거에 대한 소론'이라는 논문에서

기존의 다수결의 선거방식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러한 다수결 선거방식의 불합리성을 해결하기 위해

1등이 독점하는 것이 아닌 선호도에 따라 차등점수를 주어

점수를 계산하는 선거 방식을 제안했다.

 

다시 아까의 표를 보자.

저 표에서 1순위를 받으면 2점

2순위를 받으면 1점

3순위를 받으면 0점을 받는다고 하고 계산을 해보자.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고

A : 2*(10+30)+1*(5+5)+0*(30+25)=90

B : 2*(5+30)+1*(10+25)+0*(30+5)=105

C : 2*(5+25)+1*(30+30)+0*(10+5)=120

C후보가 가장 큰 점수를 받기에

보르다의 산출법을 따르면 C후보가 이상적인 당선자가된다.

 

보르다 방식으로 선거를 치를 경우

폭넓은 층에서 점수를 받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을 위한 정책을 내세운 후보가 유리하게 된다.

민주주의는 다수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만인을 위한 것이므로

선거 방식으로서 유의미해 보인다.

이런 방식을 처음보는 것 같지만 사실

축구경기에서 이기면 3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주는 방식이

보르다 선거방식이다.

 

지금까지 3가지의 투표방법을 보았는데

하나의 선거에서 당선되는 후보가 각각 달랐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생각하기엔 어떤 결과가 제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수학을 이용하면 제일 합리적인 선거방식을 찾을 수는 없을까?

 

 

 

완벽한 선거체계

 

어떤 승자가 다른 모든 후보를 1:1로 해서

모두 이길 수 있다면 그런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어떨까?

아까 표에서 두명이서 상대적인 선호를 조사하면

다음과 같다.

45 A : B 60

45 A : C 60

45 B : C 60

이렇게 보면 C후보는 A와 B후보 중 누구와 붙어도 이긴다.

이런 C를 보고 콩도르세 승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누구와 붙어도 지는 A를 콩도르세 패자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수학자였던 콩도르세의 이름을 따온건데

많은 학자들은 공정한 투표제도가 갖춰야 할 조건의 하나로

'만약 C와 같은 콩도르세 승자가 있다면 그는 당선되어야 하고,

A와 같은 콩도르세 패자가 있다면 그는 당선되어선 안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결에서는 A가 당선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존재한다.

그리고 만약 선호도 조사가 다음과 같이

가위바위보와 같은 관계로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45 A : B 60

45 B : C 60

45 C : A 60

그렇다면 우리는 콩도르세 방법으로는 당선자를 정할 수 없다.

 

수학에서는 이러한 모든 상황을 연구했다.

1940년대 후반 컬럼비아 대학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케네스 애로는

보르다, 콩도르세도 만들지 못했던

완전무결한 투표제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다.

결국 애로는 1972년 역설적이게도 “완벽한 투표방식은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게 그 유명한 애로의 불가능 정리이다.

애로의 불가능 정리는 투표자들에게 세 개 이상의 서로 다른 대안이 제시될 때,

어떤 투표 제도도 공동체의 일관된 선호순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에서는 매 선거마다 어떤 방식으로 선거를 치를지에 갑론을박한다.

그리고 그런 선거 방식에 따라 당선되는 후보는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선거 전에 선거 방식을 내가 원하는 후보에게 유리하게 바꿔야만한다.

선거 방식만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이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