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의 밑
우리가 로그를 처음 배울 때 로그의 밑은 10진법의 상용로그를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심화 미적분에서 자연상수 $e$를 도입하면서 부터는 로그는 자연로그 $\ln x$를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처음 배울때는 생소한 개념인 자연상수 $e$때문에 괜히 미적분을 선택했나 후회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혹시 로그의 밑은 10보다 $e$가 합리적이란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로그의 치명적 한계
로그함수를 비율을 나타내는 수로 매우 크거나 작은 수를 근사치로 빠르게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로그함수는 태생적으로 같은 차이를 가지는 두 수의 로그 값이 그 차이가 클 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수 $2$와 $3$의 차이는 $1$입니다. 이 두 수의 상용로그 값을 계산해보면,
$$\log_{10}3 - \log_{10}2 = \log_{10}\left(\frac{3}{2}\right) \approx 0.176$$
입니다. 이제 두 수 8과 9의 차이를 살펴봅시다. 8과 9의 차이도 1이지만 이 두 수의 로그 값을 계산해보면,
$$\log_{10}9 - \log_{10}8 = \log_{10}\left(\frac{9}{8}\right) \approx 0.051$$
입니다. 같은 차이를 가지는 두 수의 로그 값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후자가 훨씬 작은 값을 가집니다. 이는 별거 아닌거 같지만 큰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로그는 수를 로그로 변환하고 역산하는 과정을 반복해 근사치를 구합니다. 따라서 $1,2,3$에서는 간격이 넓기에 소수점 아래 세네자리 까지 이용해 계산해도 근사치를 매우 정밀하게 계산해낼 수 있는 반면 $7,8,9$에서는 간격이 좁기에 소수점 아래 많은 수까지 계산해도 근사치가 부정확해진다는 단점이 생기게 되는거죠.
- $\log_{10}1 = 0$
- $\log_{10}2 \approx 0.301$
- $\log_{10}3 \approx 0.477$
- $\log_{10}4 \approx 0.602$
- $\log_{10}5 \approx 0.699$
- $\log_{10}6 \approx 0.778$
- $\log_{10}7 \approx 0.845$
- $\log_{10}8 \approx 0.903$
- $\log_{10}9 \approx 0.954$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로그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로그함수가 $x$의 값이 증가함에 따라 $y$의 값도 일정하게 증가하며 모든 점에서 근사치가 정확하게 계산되기를 바랐죠. 그렇다면 어떻게 $x$의 값이 증가함에 따라 $y$의 값도 일정하게 그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요?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로그를 이용해 일차함수 $y=x$를 만들면 되는거죠. $y=x$는 $x$값에 따라 $y$의 값이 정확히 같은 값을 가지니까요. 그럼 이제 다음 질문은 간단해집니다. 로그함수를 어떻게하면 일차함수로 만들 수 있을까요? 로그함수의 개형은 밑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x$에 스칼라배하거나 덧셈을 하는 것은 평행이동일 뿐이죠. 그렇다면 로그의 밑을 어떻게 조정해야 일차함수가 될까요?
우선 로그함수 $y=\log_a x$ 는 $(1,0)$을 정점으로 가지며 $x=0$을 점근선으로 갖습니다. 반면에 $y=x$는 $(0,0)$을 지나죠. 그러므로 먼저 $x$ 대신 $x+1$을 대입하여 원점을 지날 수 있도록 평행이동 합니다.
$$y=\log_a (1+x)$$
다음으로 일차함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로그를 없애기 위해서는 밑을 없애야하므로 $a$에 진수와 같은 $(x+1)$을 이용해 표현해보겠습니다.
$$y=\log_{(1+x)} (1+x)=1$$
만약 밑이 $(1+x)$라면 $y=1$이 됩니다. 우리가 만들어야할 것은 $y=x$이므로 양변에 $x$를 곱해 정리하면
$$x \times \log_{(1+x)} (1+x)=x$$
$$ \log_{(1+x)^{1\over x}} (1+x)=x$$
밑이 $(1+x)^{1 \over x}$일 때 $y=x$가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구한 밑 $(1+x)^{1 \over x}$가 익숙하실 것입니다. 바로 자연상수 $e$를 만드는 공식의 일부이죠. 우리가 흔히 자연로그 라고 부르는 밑이 $e$인 로그는 탄생부터가 $y=x$와 같아지게 만들어진 함수입니다. 따라서 이 공식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분모와 분자가 같은 식이라고 생각하셔야합니다.
$$\lim_{x \rightarrow 0}{\ln(1+x) \over x}=1$$
또한 로그함수 $\ln(1+x)$의 $x=0$에서의 기울기가 $1$이라는 사실도 자명하죠.
필연적인 수
복리 이자 문제를 연구한 베르누이는 로그의 밑이 어떤 성질을 가져야하는지는 알고 있었고 처음으로 자연로그를 정의합니다. 하지만 $e$가 정확히 어떤 수인지를 밝혀내지 못했죠. 이후에 오일러가 독립적으로 자연상수를 계산해내고 무리수임을 밝혀내면서 우리는 흔히 자연상수 $e$를 오일러 수라고 부릅니다. 자연상수 $e$는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수입니다. 수학이나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등장하죠. 이렇게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는 $e$를 인류는 어떻게 발견하고 유도했을까요? 다음 시간에 이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You know what's cooler than magic? 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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