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를 보면 극단적 선택, 무차별 테러, 마약 등 마음 아픈 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요즘에는 미디어나 SNS를 통해 기사나 정보가 예전보다 더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기사들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여 제가 알고있는 수학적 정보를 공유하고 해결책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모방범죄는 전염된다
범죄자가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범죄의 기법과 방법을 복사하는 범죄를 '모방 범죄'라고 정의합니다. 모방 범죄는 지속적인 사회 현상이며, 범죄 기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전체 범죄 상황에 영향을 미칩니다.
"Crimes whose techniques and methods copy crimes to which the perpetrators have been exposed in the media are know as "copycat" crimes. This study indicates that copycat crime is a persistent social phenomena, common enough to influence the total crime picture mostly by influencing crime techniques rather than the motivation to commit a crime or the development of criminal tendencies. A copycat criminal is likely to be a career criminal involved in property offenses rather than a first-time violent offender."
실제로 574명의 수감자를 대상으로 범죄 행동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감자 중 22%가 모방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했으며, 이 중 1/5는 폭력 범죄였습니다. 그들은 대체로 범죄 경력 초기에 이러한 모방 행위를 보였의며 그들은 친구나 친척과 같은 실제 범죄 모델의 범죄 행동을 본따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었습니다.
"Professor Ray Surette decided to try and answer that question by surveying 574 male and female inmates about their criminal behavior. These prisoners were pretty evenly split between white and black (close to 40%) and 15% were Latino. The majority (75%) were male and a third were under age 27. Most had lengthy rap sheets (5+ arrests), with only 8% in jail on their first charge. Professor Surette also asked questions about each inmate’s exposure to real-world crime via his or her neighborhood, friends, and family members and collected data about each inmate’s exposure and reaction to crime-related media.
Twenty-two percent of the inmates admitted having committed a copycat crime; one out of five of these crimes were violent. Men were more likely than women to copy someone else’s crime and they were most likely to do it early in their criminal career. Not surprisingly, they were also most likely to copy the criminal behavior of a real-world crime model, such as a friend or a relative."
이는 모방 범죄가 범죄자에게서 범죄자로, 그리고 그룹에서 그룹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은 전염병과 같은 매커니즘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SEIR 모형
전염병은 흔히 SEIR모형이라 불리는 수학적 모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S (Susceptible): 감염에 취약한 개체. 이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았지만,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개체를 의미합니다.
- E (Exposed): 감염에 노출되었지만 아직 감염이 발병하지 않은 개체. 이 단계의 개체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전염성이 없습니다. 이 단계는 잠복기를 나타냅니다.
- I (Infectious): 감염이 발병하여 다른 개체에게 감염을 전파할 수 있는 상태. 이 단계의 개체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고, 그 바이러스를 다른 개체에게 전파할 수 있습니다.
- R (Recovered/Removed): 감염에서 회복되거나 사망하여 더 이상 전파자가 아닌 개체. 이 단계의 개체는 더 이상 감염을 전파하지 않습니다.
SEIR 모형은 미분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각 상태 간의 전환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전파를 측정하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 Susceptible:
$$\frac{dS}{dt} = -\beta S I$$
이 방정식은 취약한 개체가 감염되는 속도를 나타냅니다. 여기서 β는 감염률을 나타내며, S와 I는 각각 취약한 개체와 감염된 개체의 수입니다.
- Exposed:
$$\frac{dE}{dt} = \beta S I - \sigma E$$
이 방정식은 취약한 개체가 노출되어 감염되는 속도와 노출된 개체가 실제로 감염되는 속도를 나타냅니다. 여기서 σ는 노출된 개체가 감염되는 비율을 나타냅니다.- Infectious:
$$\frac{dI}{dt} = \sigma E - \gamma I$$
이 방정식은 노출된 개체가 감염되는 속도와 감염된 개체가 회복되는 속도를 나타냅니다. 여기서 γ는 감염된 개체가 회복되는 비율을 나타냅니다.
- Recovered/Removed:
$$\frac{dR}{dt} = \gamma I$$
이 방정식은 감염된 개체가 회복되는 속도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델을 범죄의 전염 과정에 적용하면, 각 상태를 범죄와 관련된 상황으로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 S (Susceptible): 범죄에 취약한 사람들 (예: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된 사람들)
- E (Exposed): 범죄에 노출되었지만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 (예: 범죄에 대한 뉴스를 보거나 들은 사람들)
- I (Infectious): 범죄를 저지르고 다른 사람들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디어를 전파하는 사람들
- R (Recovered/Removed): 범죄에서 벗어나거나 사회에서 제거된 사람들 (예: 감옥에 가거나 범죄 생활을 그만둔 사람들)
범죄의 전파는 '일반화된 모방'이라는 현상을 통해 이러한 영향력이 작용합니다. 앞서 본 연구 결과들은 미디어가 범죄 기법의 전파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죠. 일반화된 모방이란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이 유사한 행동을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한 모델을 보고 그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때 미디어는 이러한 전파를 나르는 매개체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한 범죄의 전파
우리나라에서는 집단 테러에 대한 사례가 부족하지만 미국에 경우에는 이와 관련된 연구가 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연구자들은 집단 살인과 학교 총격 사건이 모방 범죄의 결과일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으며, 이들은 이러한 사건들을 조사한 결과, 초기 사건 이후 2주 내에 두 번째 집단 살인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대량 총격 사건의 20-30%가 미디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된 과거의 사건에 영감을 받았다고 발견한거죠. 이는 모방범죄가 미디어를 통해 전파 또는 감염될 수 있다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Researchers at Arizona State University have studied whether mass killings and school shootings are in the United States may be the product of the copycat effect. They examined a database of these events and concluded that there is indeed “significant evidence of contagion.” They found a dramatically increased likelihood of a second mass killing occurring within two weeks of the initial one. They further found that 20-30% of mass shootings were inspired by past events that were heavily publicised in the media. This led on of the authors to label the media as a “vector that reaches people who are vulnerable.”
그렇다면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없을까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
해결책을 내기 위해서는 복잡한 사회, 경제, 심리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며, 모든 상황에 적합한 일관된 해결책은 아직 없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제가 왈가왈부 제시하는게 우스운 일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미디어의 영향 줄이기
앞서 말했지만 이러한 모방범죄는 미디어를 통해 전염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범죄는 앞서말했듯이 SEIR모형을 따라 설명할 수 있죠. 미디어에서 범죄 기사를 줄이는 것은 "E (Exposed)" 단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미디어는 범죄에 대한 정보를 널리 전파하는 주요 수단이므로, 범죄 기사를 줄이면 사람들이 범죄에 노출되는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결국 "E"에서 "I"로의 전환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범죄율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언론이 범죄에 대해 보도할 때는 세심한 언어 선택과 비감성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범죄의 방법이나 용의자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피하고, 범죄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죠.
가이드라인
- 극단적 선택을 선정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 극단적 선택을 우울증과 같은 단일 요인에 의한것이라고 암시하지 않기
- 눈에 띄는 헤드라인 피하기
- 이야기를 너무 자주 반복하지 않기
- 방법에 대한 단계별 설명을 제공하지 않기
- 사진 및 동영상 사용 제한하기
- 유명인의 사건에 대해 특히 주의하기
마음 같아서는 범죄자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으니 얼굴이랑 이름을 공개하고 조리돌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대량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행동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너른 마음으로 범죄자에 대한 분노를 멈추고 오히려 무시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겪는 피해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고 자극적인 기사를 반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디어가 소비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기사가 계속 재생산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의 전파
인식을 변화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미디어의 소비자로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일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의 감정 상태가 SNS를 통해 어떻게 전파되는지 실험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뉴스 피드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단어를 포함하는 게시물의 수를 조절하고, 이에 따른 사용자들의 반응을 관찰했죠.
이 연구의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긍정적인 표현이 감소된 뉴스 피드를 본 사용자들은 자신의 글에서 긍정적인 표현을 덜 사용하였고, 부정적인 표현이 감소된 뉴스 피드를 본 사용자들은 자신의 글에서 부정적인 표현을 덜 사용하였습니다. 감정 상태가 SNS를 통해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준거죠. 특히, 긍정적인 감정 상태는 부정적인 감정 상태보다 더 강력하게 전파되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전 이것이 어떻게보면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긍정적인 언어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감정 상태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범죄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습니다. 극단적 선택, 무차별 테러, 마약 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부분에서 발현됩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감정 전파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개선되고,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일을 하면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죠. 그래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마주하는 소소한 행복으로 하루를 견뎌내곤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범죄에 노출되거나 아니면 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너무나 힘들어 주변에서 소외되어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따뜻한 위로를 건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You know what's cooler than magic? 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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