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호몰로지 군 $H_1(X)$를 기본군 $\pi_1(X, x_0)$의 아벨화(abelianization)로 정의하는 것은 사실 후레비치 정리(Hurewicz theorem)의 결과다. 대수적 위상수학에서 호몰로지 군의 표준적인 정의는 특이 호몰로지(Singular Homology) 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외에도 계산의 편의성을 위해 단체 호몰로지(Simplicial Homology) 라는 정의도 사용된다.
특이 호몰로지 (Singular Homology)
특이 호몰로지는 임의의 위상 공간 $X$에 대해 호몰로지 군 $H_n(X)$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강력한 방법이다.
정의
- 표준 $n$-단체(Standard $n$-simplex)
$\mathbb{R}^{n+1}$의 아핀 독립인 점들 $e_0, e_1, \dots, e_n$을 꼭짓점으로 하는 볼록 폐포(convex hull)를 표준 $n$-단체라 하고 $\Delta^n$으로 표기한다.
$$
\Delta^n = \left\{ \sum_{i=0}^{n} t_i e_i \in \mathbb{R}^{n+1} \mid \sum_{i=0}^{n} t_i = 1, t_i \ge 0 \right\}
$$
- $\Delta^0$: 점
- $\Delta^1$: 선분
- $\Delta^2$: 삼각형
- $\Delta^3$: 사면체
- 특이 $n$-단체(Singular $n$-simplex)
위상 공간 $X$로 들어오는 연속 함수 $\sigma: \Delta^n \to X$를 $X$에서의 특이 $n$-단체라고 한다. 여기서 '특이(singular)'라는 말은 함수 $\sigma$가 단사일 필요가 없으며, $\Delta^n$의 상이 $X$ 안에서 겹치거나 퇴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n$차 사슬 군($C_n(X)$)
모든 특이 $n$-단체들의 집합을 기저(basis)로 갖는 자유 아벨 군(free abelian group)을 $n$차 사슬 군이라 하고, $C_n(X)$로 표기한다. $C_n(X)$의 원소는 $n$차 사슬(n-chain) 이라 하며, 다음과 같은 형식적 합으로 나타낸다.
$$
\sum_i n_i \sigma_i \quad (n_i \in \mathbb{Z})
$$
- 경계 연산자($\partial_n$)
경계 연산자 $\partial_n: C_n(X) \to C_{n-1}(X)$는 특이 $n$-단체 $\sigma$를 그 경계에 해당하는 $(n-1)$-사슬로 보내는 군 준동형사상이다. $\sigma$에 대한 작용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
\partial_n(\sigma) = \sum_{i=0}^{n} (-1)^i \sigma \circ \iota_i
$$
여기서 $\iota_i: \Delta^{n-1} \to \Delta^n$는 $i$번째 꼭짓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꼭짓점들을 순서대로 유지하여 만들어지는 $(n-1)$차원 면(face)으로의 포함 사상(inclusion map)이다.
- 핵심 성질 : 모든 $n \ge 1$에 대해 $\partial_{n-1} \circ \partial_n = 0$ 이다. 이는 "경계의 경계는 없다"는 기하학적 직관을 대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n$차 순환 군($Z_n(X)$)과 $n$차 경계 군($B_n(X)$)
- $n$차 순환 군($Z_n(X)$) : 경계가 0인 $n$-사슬들의 군으로, 경계 연산자 $\partial_n$의 핵(kernel)이다.
$$
Z_n(X) = \ker(\partial_n) = \{c \in C_n(X) \mid \partial_n(c) = 0\}
$$
$Z_1(X)$의 원소는 닫힌 고리들의 형식적 합으로 생각할 수 있다.
- $n$차 경계 군($B_n(X)$) : $(n+1)$-사슬의 경계가 되는 $n$-사슬들의 군으로, 경계 연산자 $\partial_{n+1}$의 상(image)이다.
$$
B_n(X) = \text{im}(\partial_{n+1}) = \{c \in C_n(X) \mid \exists d \in C_{n+1}(X), c = \partial_{n+1}(d)\}
$$
$B_1(X)$의 원소는 속이 채워진 면(2-단체)의 경계가 되는 고리들의 형식적 합이다.
- $n$차 호몰로지 군($H_n(X)$)
$n$차 호몰로지 군은 $n$차 순환 군을 $n$차 경계 군으로 나눈 몫군(quotient group)으로 정의된다.
$$
H_n(X) = Z_n(X) / B_n(X)
$$
$H_1(X)$는 "속이 채워지지 않은 1차원 구멍", 즉 2차원 면으로 둘러싸이지 않는 닫힌 고리들의 동치류를 나타낸다.
단체 호몰로지 (Simplicial Homology)
단체 호몰로지는 공간 $X$가 삼각화(triangulation) 가능할 때, 즉 단체 복합체(simplicial complex) $K$와 위상동형일 때 정의할 수 있다. 이는 특이 호몰로지보다 더 구체적이고 계산이 용이하다.
정의
- 방향이 있는 $k$-단체(Oriented $k$-simplex)
단체 복합체 $K$의 $k$-단체는 꼭짓점들의 순서를 정하여 방향을 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v_0, v_1]$과 $[v_1, v_0]$는 서로 반대 방향이다. $[v_1, v_0] = -[v_0, v_1]$로 정의한다. - $k$차 사슬 군($C_k(K)$)
$K$에 있는 방향이 있는 $k$-단체들의 형식적인 정수 계수 선형 결합으로 이루어진 군이다. - 경계 연산자($\partial_k$)
방향이 있는 $k$-단체 $\sigma = [v_0, v_1, \dots, v_k]$에 대한 경계 연산은 다음과 같다.
$$
\partial_k(\sigma) = \sum_{i=0}^{k} (-1)^i [v_0, \dots, \hat{v_i}, \dots, v_k]
$$
여기서 $\hat{v_i}$는 $v_i$ 꼭짓점을 제외한다는 의미이다.
- 호몰로지 군($H_k(K)$)
특이 호몰로지와 마찬가지로 순환 군 $Z_k(K) = \ker(\partial_k)$와 경계 군 $B_k(K) = \text{im}(\partial_{k+1})$을 정의하고, 그 몫군으로 호몰로지 군을 정의한다.
$$
H_k(K) = Z_k(K) / B_k(K)
$$
공간 $X$가 단체 복합체 $K$와 위상동형이면, $H_k(X)$를 $H_k(K)$로 정의한다. 중요한 사실은 $X$를 어떻게 삼각화하더라도 결과적인 호몰로지 군은 동형이라는 것이다.
정의 비교: 효율성, 편의성, 유용성
| 항목 | 기본군 $\pi_1$의 아벨화 | 단체 호몰로지 | 특이 호몰로지 |
|---|---|---|---|
| 적용 범위 | 경로 연결 공간 | 삼각화 가능한 공간 (예: 다면체) | 모든 위상 공간 |
| 개념적 직관 | 매우 높음 . 공간의 '고리(loop)'와 그 변형을 직접 다루므로 기하학적 직관이 명확하다. | 높음 . 공간을 삼각형, 사면체 등 간단한 조각으로 나누어 조합적으로 분석한다. | 낮음 . 모든 연속 함수를 다루므로 추상적이고 사슬 군이 매우 크다. |
| 계산 효율성 | 반 캄펀 정리(Van Kampen's theorem) 등으로 계산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pi_1$ 계산은 어렵다. 특히 비가환 군인 경우가 많아 다루기 복잡하다. | 유한 단체 복합체의 경우, 경계 연산자는 행렬로 표현되며 선형대수를 통해 기계적으로 계산 가능 하다. | 정의에 따른 직접 계산은 거의 불가능 하다. 마이어-비토리스 열(Mayer-Vietoris sequence) 등 강력한 이론적 도구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계산한다. |
| 이론적 유용성 | 공간의 더 정밀한 정보(비가환 구조)를 담고 있다. 피복 공간(covering space) 이론과 직결된다. | 구체적인 계산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특이 호몰로지 계산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 가장 강력함 . 호모토피 불변량이고, 모든 $n \ge 0$에 대해 $H_n(X)$이 정의되며, 군들이 모두 아벨 군이라 다루기 편하다. 대수적 위상수학의 핵심적인 이론 전개에 사용된다. |
요약 및 결론
- 가장 이론적으로 유용하고 일반적인 정의는 특이 호몰로지다. 모든 공간에 적용 가능하며, 호몰로지 이론의 기초를 이룬다. 다른 정의들은 특이 호몰로지와 동형임이 증명되어 그 정당성을 얻는다.
- 실제 계산에 가장 효율적인 것은 단체 호몰로지다. 공간을 삼각화할 수만 있다면, 컴퓨터를 이용한 알고리즘으로 호몰로지 군을 계산할 수 있다.
- 기본군의 아벨화($\pi_1(X)^{ab}$)로서의 정의는 호모토피 군과 호몰로지 군 사이의 깊은 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후레비치 정리는 $n=1$일 때 두 이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준다. $H_1(X)$는 $\pi_1(X)$의 정보 중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부분만을 추출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You know what's cooler than magic? Math.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또는 "구독👍🏻" 해주세요!